참고기사 :
터미널전산장애로지연출발… 발묶인승객들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전 고향인 마산까지 짧은 연휴 기간 동안 왕복하느라 조금은 피곤하였답니다. 저는 연휴 전날인 금요일(12일) 저녁 11시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계획이었답니다. 그러나 시간에 맞추어 터미널에 도착해 표를 찾고 나니, 플랫폼에 기다리고 있는 서비스는 출발 시간이 9시 30분 차였답니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어디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버스를 기다리는 플랫폼은 정말 인산인해였습니다. 시간은 이미 다 지나버렸고, 자기 버스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자리를 비우기란 정말 어려웠으니 말입니다. 저도 거의 1시간 30분을 기다려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였을까요? 뉴스에서 보듯이 발권 시스템의 전산 장애로 인해 컴퓨터가 다운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IT 프로젝트를 오래 하신 엔지니어라면 이 이야기가 진실되게 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속버스의 경우 기차와는 달리 이번 명절부터 홈티켓(집에서 직접 티켓을 출력)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이를 위한 DB까지 변경되었겠죠.
하지만 충분한 성능의 검증 없이 시스템을 가동하였고, 명절 특수 기간에 폭주하는 상황을 맞이해서 시스템이 다운되어 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2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우선은 시스템 설계상에 오류가 있어 보입니다.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웹 상으로 접속하는 DB와 내부 인트라넷(터미널 발권 창구)에서 사용하는 DB를 분리하여, 외부의 폭주가 있더라도 내부 발권에는 큰 문제가 없이 처리했어야 하는데 아마 하나의 DB에서 다 처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부분은 명절이라는 특수 기간에 폭주하는 사용량 예측이 빗나갔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로드밸런싱이 되지 않았고(실은 이러한 설계가 잘 되어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홈 티켓인만큼 미리미리 출력하여 준비하지 않겠냐는 낙관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는 교훈. 사용자들은 개발자나 기획자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용성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예전처럼 홈 티켓 없이 예약은 인터넷이나 직접 창구에서 하고, 결제와 발권은 현장에서만 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만일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다면 무인 발권기를 더 도입을 했으면 좋았죠. (물론 ROI 측면에서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홈 티켓이라는 아주 편리한 당근을 사용자들에게 주었을 때 개발자들의 생각과는 다른 사용 행태가 연출된 것입니다.
이번 명절은 정말 저에게는 IT의 소중함과 IT 인들의 가치가 더더욱 높아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답니다. 그러나 버스 기다리면서 낭비한 1시간 30분 너무 아까워요. 기다리다 지쳐 찍은 스샷을 인증샷으로 올립니다. 다음 설날에는 제발 이런 일이 안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니 프로젝트 할 때 비용 좀 많이 써야죠. ^^
